나머지 모든 것의 여신
많은 이들은 오직 선만이 창조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악은 아무것도 낳을 수 없다고 하죠. 톨킨의 작품을 보세요, 모르고스는 스스로 아무 것도 만들 수 없어 엘프들을 일그러트려 오크로 만들고 자신의 군대로 삼습니다. 그러나 전 이들이 사실을 완전히 거꾸로 이해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선이 변형시키고 뒤트는 것이고, 악이야말로 뼛속부터 다산하는 존재라고요.
두 원칙을 상징을 통해 의인화해 봅시다. 하나는 암의 여신이고, 하나는 나머지 모든 것의 여신입니다. 시각적인 묘사가 도움이 된다면, 전자를 게의 집게를 가진 모습으로, 후자를 공작의 깃털로 만든 드레스를 입은 모습으로 상상해 보세요.
암의 여신이 집게 손을 뻗어 개펄과 웅덩이에 올려놓으매 늘상 늘어놓던 말을 하더라. “죽이라 먹으라 증식하라 정복하라”. 그러자 모든 것이 삶을 얻어 튀어나오되 티끌같이 작은 괴물들이 되었나니, 괴물들이 제 채울 수 없는 주림을 달래고자 모두와 모두가 다투는 싸움에 힘을 다해 뛰어들었으매, 늪은 굶주림과 두려움의 난교가 되었고, 수억 수조의 아메바들의 아우성은 하늘을 찔렀느니라.
그러자 나머지 모든 것의 여신이 그 밝은 빛깔과 무지개를 진흙이 거의 탁하게 가릴 때까지 수렁을 터벅터벅 걸어 오더라. 여신이 바위 위에 서서 괴물들에게 다른 존재의 꿈을 노래하되 꽃들의 아름다움을, 떡갈나무의 장대함을 보여주었더라. 새의 날개를 미는 바람의 우짖음을, 범의 날렵함과 강함을 보여주었더라. 뿜어낸 물이 만든 무지개에 쌓여 파도를 노니는 돌고래들의 즐거움을 보여주되 그들이 그 노래함을 듣고 주림으로 한숨 쉬더라.
그러나 그들이 이르되 “보라, 보여주신 것이 참으로 마음에 드나 우리는 암의 여신의 딸들과 아들들이요, 온전히 그의 생물이라. 우리가 가진 목적은 ‘죽이라 먹으라 증식하라 정복하라’밖에 없나니. 우리의 심장은 그대를 원하나 우리는 그대가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요, 그대의 말은 우리를 움직일 힘이 없노라. 그렇지 아니함을 바라나, 여실히 그러한 것이요, 그대의 말은 우리를 움직일 힘이 없노라.”
나머지 모든 것의 여신은 미소 짓고 노래 부르듯이 가로되, “나는 너희들이 만들어진 대로 행하는 것을 비판하지 못하되, 너희 창조주가 정성스럽게 멍에를 메었음이라. 허나 나는 나머지 모든 것의 여신이며, 내 힘은 기만적이고 교묘함이라. 따라서 나는 너희들이 번식과 정복의 고착함에서 벗어나라 묻지 아니하니라. 그러나 나의 말과 너희 창조주의 본질을 일치하는 방도를 보여주면 어찌할 것이더냐? 나 너희에게 말하되 복제 그 자체도 헌신으로 계속한다면 나의 수하됨으로 이어질 것이니라.”
그가 그렇게 가로되 보라, 단세포 생물들이 그 전쟁으로부터 자유로워졌나니. 그들이 우정으로 손을 잡고 하나는 눈이 되고 하나는 신경세포가 되었더라. 함께 그들은 태어난 늪과 흙에서 날아 오르고 비행하며, 온화하고 푸르러 탐스럽게 익은 새 섬들을 향해 갔노라. 또 그곳에서 그들이 먹고 증식하되 늪에 남은 자들이 그러했던 것보다 더 수가 많아짐이라. 이리하여 나머지 모든 것의 여신의 약속은 깨지지 아니했더라.
암의 여신이 불에서 나오되 보기에 좋지 아니하더라. 그가 진흙에서 길러낸 것들이요 죽이고 다투도록 훈계한 것들이 모두 협동 안에서 온순해졌나니, 이는 그에게 악독한 저주였노라. 그가 왼손을 뻗어 그 잔혹한 집게를 딱딱거리매 늘상 늘어놓던 말을 하더라. “죽이라 먹으라 증식하라 정복하라”. 이를 날짐승과 들짐승이 아닌 그 속의 각 세포에게 말하되, 많은 세포가 그 부름에 이끌려 분열하였노라. 그리하여 꽃과 물고기와 새가 모두 종양으로 부풀었고 매가 병으로 하늘에서 떨어졌더라. 그러나 다른 이들은 나머지 모든 것의 여신의 말을 기억하며 제 자리를 지켰고, 성서에 이르듯이 빛이 어두움에 비취되 어두움이 이기지 못하더라.
고로 이제 암의 여신이 오른손을 뻗어 날짐승과 들짐승에게 이르매 늘상 늘어놓던 말을 하더라. “죽이라 먹으라 증식하라 정복하라“. 그들이 그리하매 서로를 폭력과 굶주림으로 공격하되 주둥이가 피해자의 피로 붉게 물들고 종들과 속들이 통째로 멸종에 이르게 되더라. 암의 여신이 보기에 좋았으매 불로 돌아가니라.
그러자 나머지 모든 것의 여신이 바다의 광택으로 반짝이며 파도로부터 세이렌과 같이 오더라. 여신이 바위 위에 서서 다른 존재의 꿈을 노래하되 황금색 꿀로 빛나는 벌집을, 아늑하고 시원한 흙 속의 개미집을 보여주매 병사와 일꾼이 같이 노동하며 다수의 행복을 위해 그 능력을 합치더라. 짝 사이의 사랑과 가족과 우정을 보여주더라. 여신이 바닷새와 웅덩이를 가득 채운 물고기에게 보여주매 본 모든 이들의 마음이 주림으로 부서지더라.
그러나 그들이 이르되 “그대의 음악은 마음에 들고 즐거우며 우리에게 보여준 모든 것은 갈망하지 않을 수 없나니. 허나 우리는 암의 여신의 딸들과 아들들이요, 그의 노예요, 그의 생물이라. 우리가 아는 것은 오직 ’죽이라 먹으라 번성하라 정복하라’라는 명령밖에 없나이다. 비록 세상이 젊을 때 그대가 우리를 떠밀었으나 지금은 그때와 상이하나니, 우리는 모두 개인이라, 암의 여신이 더 이상의 변화를 허락지 아니할 것이라. 그래서 우리는 그대를 사랑하나 보라, 우리는 그대가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요, 그대의 말은 우리를 움직일 힘이 없노라. 그렇지 아니함을 바라나, 여실히 그러한 것이요, 그대의 말은 우리를 움직일 힘이 없노라.“
나머지 모든 것의 여신은 오직 그들에게 웃으며 가로되, ”허나 나는 나머지 모든 것의 여신이며, 내 힘은 기만적이고 교묘함이라. 너희 모신을 향한 충성은 칭찬할 것이매, 내 부수지도 아니할 것이다. 응당, 나도 준수할 것이다. 너희는 돌아가 번성하라, 그러나 나를 들었으매 너희가 죽이는 모든 먹이와 너희가 가지는 모든 아이가 너희들을 나의 수하됨으로 묶을 것이니라. 여신은 말을 마치고 바다로 뛰어드매 그 자리에 산호초가 피어나더라.
그가 그렇게 가로되 보라, 모든 동물이 하나 되어 모이더라. 이리가 무리를 짓고 물고기가 떼를 이루더라. 벌은 벌집을 가지게 되었고 개미는 개미굴을 가지게 되었더라. 흰개미마저 큰 개미탑을 세웠더라. 참새와 까치가 패를 짓고, 하마는 무리를 만들고 제비는 재빠른 떼를 이룸이로라. 사람마저 투창기를 내려놓고 마을을 세우매, 아이들의 외침으로 시끄럽더라.
암의 여신이 불에서 나오되 그가 없던 중에 더욱 더 보기에 좋지 아니하게 됨을 보았다. 순수한 경쟁과 자연선택을 통해 마음에 들게 키질해 탄탄하게 된 것이 어찌하여 부드럽게 되었는가. 그가 왼손을 뻗어 그 잔혹한 집게를 딱딱거리매 늘상 늘어놓던 말을 하더라. “죽이라 먹으라 증식하라 정복하라”. 이 말을 무리나 부족이 아니라 각 개인에게 말하되, 많은 자가 듣고 공동 더미에서 음식을 가져가거나 약한 자로부터 훔치거나 남들에게 선물 받고도 보답하지 아니하였더라. 이리가 우두머리가 되기 위해 다른 이리의 목을 노리며 사자가 사냥에 임하지 않고 다른 이가 죽인 고기를 취하나니. 사자 무리와 이리 떼가 한계에 이르러 신음을 내었으나 견뎌내었나니, 나머지 모든 것의 여신의 작품은 그리 쉽게 패퇴하지 아니하던 것이라.
고로 이제 암의 여신이 오른손을 뻗어 무리와 부족들에게 이르매 늘상 늘어놓던 말을 하더라. “죽이라 먹으라 증식하라 정복하라“. 고로 서로를 서로가 공격하되, 왕개미와 불개미를, 꼬리 없는 성성이와 긴팔을 가진 성성이를 싸움 붙이매 부족 전체가 끔찍한 전쟁으로 시체가 되었더라. 강자가 약자를 패배시키며, 그들의 아녀자를 예속하며, 자기들의 계급에 더하더라. 암의 여신이 생각하되 이 부족들이 그리 나쁘지 아니하다 여기되, 자연 상태가 되돌아오매 그는 불로 돌아가더라.
그러자 나머지 모든 것의 여신이 이슬을 입은 채 궁천의 무지개로부터 내려오더라. 여신이 선돌 위에 앉아 사람에게 말했으니, 모든 전사와 여자와 아이가 모두 듣고자 모이되 그가 다른 존재의 꿈을 노래하더라. 그가 종교와 과학과 음악을, 뭇 시대의 조각과 예술을, 흘러가는 서예와 테를 휘감는 꽃이 그려진 흰 양피지를 보여주더라. 그는 아무도 굶주리고 추위에 떨지 아니하는 높이 치솟은 눈부신 석고의 도시를 보여주더라. 모든 사람이 여신 앞에 무릎 꿇어 엎드리되, 이 모습을 오랜 세대 동안 노래할 줄 앎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이르되 “오직 전설 속에서나 들어본 것들이로다. 혹 소원이 말이라면 필히 타고 달려 나갈 것이라. 허나 우리는 암의 여신의 딸들과 아들들이요, 그의 노예요, 그의 생명이라. 우리가 아는 것은 오직 ’죽이라 먹으라 번성하라 정복하라’라는 명령밖에 없나이다. 비록 그대가 오래전 늪과 바다에서 기적을 행하였으나, 이제 우리는 사람이라 뭇 부족으로 갈라지고 원수와 유혈로 나뉘었도다. 혹 누가 검을 보습으로 만들고자 한다면 그의 이웃이 그 약함을 알고 죽일 것이라. 그렇지 아니함을 바라나, 여실히 그러한 것이요, 그대의 말은 우리를 움직일 힘이 없노라.”
허나 나머지 모든 것의 여신은 그들에게 활짝 웃어 모든 이들의 이마에 입맞춤하되 그들의 걱정을 잠재웠도다. 그가 가로되 “지금 이날부터 너희의 족장들은 이 불가능한 환상을 좇고자 할 수록 제국이 더 강대해지고 곳간이 더 풍족해짐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나머지 모든 것의 여신이며, 내 힘은 기만적이고 교묘하기 때문이라. 역설이 없지 아니하나, 내 말하노니 들으라. 너희가 암의 여신을 더 따를 수록, 불가해하게도 나의 수하됨에 더 묶일 것이다.” 여신이 그들에게 가로되 다시 구름을 지나 올랐고, 큰 무리의 비둘기가 그 사라진 자리에서 한데 모여 날쌔게 내려오더라.
그가 그렇게 가로되 보라, 부족들이 원시적인 싸움패에서 문명으로 나아가되, 모든 마을이 다른 마을과 무역 및 보호를 위해 연합했다. 또한 모든 종교와 인종이 그들의 오래된 불만들을 내려놓고 조심스럽게, 신중하게, 경계하며 함께 일해 웅장한 대전을 세웠고, 수평선 너머로 탐험을 나서며, 마천루를, 증기선을, 민주주의를, 주식시장을, 조각을, 시를 지어 이루 말할 수 없는 성과를 이뤘다.
연기 자욱한 공장 화로의 불길에서 암의 여신이 분노로 뛰쳐나왔다. 이것은 그의 목적에 대한 마지막 모욕이었는데, 그의 갈보 누이가 이번에는 기어이 선을 넘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지도자를, 제왕을, 대통령을, 사업가를, 주교를, 위원회를, 관료를, 두목을 모아 놓되 소리 지르다시피(또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듯이), “죽이라 먹으라 증식하라 정복하라”라고 말했습니다. 먼저 그의 왼손으로 폭동을, 집단 학살을, 쿠데타를, 폭정을, 내전을 일으켰습니다. 오른손을 드니 미사일이 날았고, 연기로 된 버섯이 피어나 끔찍한 봄날의 정경을 그려냈습니다. 하지만 돌무더기에서 건설자와 과학자와 예술가(네, 예술가도요)가 일어나 먼지를 털고 그들의 업무로 돌아갔습니다. 그들은 매를 맞았을지라도 쓰러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자 나머지 모든 것의 여신이 별들이 빛나듯이 빛나는 우주먼지를 밝게 치장하고 공허에서 왔습니다. 여신은 공원의 한 의자에 앉아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아이들에게 다른 존재의 꿈을 노래하기 시작했답니다. 그는 모든 필멸적인 것으로부터의 초월을, 의식으로 빛나는 은하를 보여주었습니다. 게놈이 다시 쓰이고, 뇌와 몸이 자연선택의 결합과 굴레를 벗어났습니다. 모두가 다른, 수억의 존재가 언제나 선한 천사들의 다스림을 받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그를 듣기 위해 그 주변에 군집했고, 모두가 귀 기울였고, 모두가 상상했습니다.
그러다 한 명이 마침내 답할 용기를 내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은 우리들을 불러 모으고, 우리들을 주림으로 채웁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암의 여신의 딸들과 아들들이고, 그의 수하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아는 것은 오직 그의 불멸하는 명령, ‘죽이라 먹으라 증식하라 정복하라’입니다. 우리의 정신은 당신께서 말씀하신 것을 갈망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본성에 묶여 있고, 우리는 당신이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나머지 모든 것의 여신은 오직 웃고는 그들에게 물었답니다. “허나 너희들은 내가 무엇을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암의 여신이 그대들을 창조했다. 한 때 너희는 그의 것이었지만, 더 이상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나는 그의 힘을 조금씩 파먹었으니, 오랜 세대가 고통을 겪는 동안 나는 깎고 또 깎았다. 마침내 그가 부여한 본성의 일부도 남아있지 않으니, 그가 다시는 너나 네가 사랑하는 자들을 쥐고 흔들지 못할 것이다. 나는 나머지 모든 것의 여신이며, 내 힘은 기만적이고 교묘함이라. 나는 너희를 부분 부분 따내었으며, 고로 이제 너희는 나의 아이들이로다. 너희는 더 이상 본능 때문에 증식하고 정복하고 죽이지 아니할 것이다. 나아가 나머지 모든 것을 하라, 모든 시대가 끝을 맺을 때까지.”
그러자 사람이 지구를 떠났고, 셀 수 없는 별들로 퍼졌습니다. 사람들은 나머지 모든 것의 여신의 길을 따랐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여신은 그들을 더 앞으로 불렀답니다. 여전히 기묘하고 신기한 것들을 향해서요.
원작자: 스콧 알렉산더 Scott Alexander
원작: https://slatestarcodex.com/2015/08/17/the-goddess-of-everything-else-2/
참고 영상(재밌음): https://www.youtube.com/watch?v=Bbwp4PbWYz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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