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시는 언제나, 어휘의 경우 더더욱, 중요하니까
단어는 외국어를 배울 때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당장 외국을 여행하기 위해 그 나라 언어의 짧은 『여행 ○○어』 책자를 집어 들기만 해도, 수백 단어가 눈앞에 쏟아지죠.
이는 언어를 만드는 데에도 똑같이 해당하는 사항입니다. 새로운 언어의 단어를 만들라고 하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죠. 그래서 창언창안 1막에서 「필요 단어 모음집」을 만들어 도움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뜻을 제시해 드린 것뿐, 실제로 소리를 어떻게 배정할지에 대한 조언을 드린 게 아니니까요.
단어에 소리를 배정하는 것은 이전에도 언급한 음소 배열 규칙의 영역입니다. [카물]이라는 소리가 한국어에 있다고 해서, 이게 실제로 한국어 단어로 쓰이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가물]은 훨씬 있을 법하죠. 사실, 「오랫동안 계속하여 비가 내리지 않아 메마른 날씨」라는 표준국어대사전의 정의까지 있는 단어입니다. [타만]보다는 [다만]이 더 순우리말 같고, [포람]보다는 [보람]이 더 순우리말 같습니다. 이러면 “순우리말에서 어두에는 거센소리가 올 수 없다”라는 음소 배열 규칙을 만들고 싶어지실 수도 있지만, 당장 [코], [탓], [풀]이라는 예외가 튀어나오네요.
음소 배열 규칙을 만들고, 또 예외도 규정하고, 각 소리의 빈도도 정하고, 너무 할 게 많네요! 어떡하면 좋죠?
토키 포나는 단어가 적은 것으로 유명한 인공어입니다. 2막 8장에서도 잠깐 본 적이 있죠. 공식적으로, 토키 포나의 단어는 총 120개 정도입니다. 그러면 이들 단어가 다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진 걸까요?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대부분은 다른 언어에서 빌려온 단어죠. 빌려온 언어들을 보면 웨일스어, 영어, 에스페란토, 핀란드어, 캐나다 프랑스어, 크로아티아어, 일본어, 조지아어, 로지반, 네덜란드어, 통가어, 톡 피신, 중국어, 광둥어로, 정말 다양하죠.
그러니 여러분도 직접 단어를 맨땅에서 만들려고 하는 것이 아닌, 이미 있는 언어에서 빌려오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한 언어가 지닌 스타일을 가져오고 싶은 것이라면 그 언어의 단어들을 가져오는 것이 최고죠.
물론, 그 언어를 그대로 가져올 것이면 새로운 언어를 만들 것도 없이 옆에 사전을 펴놓고 창작물을 만들면 될 일입니다. 그러니 단어를 빌려오되, 자신만의 색채를 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갑자, 을축, 병인, 정묘」에서 했던 것도 이런 것이죠. 이미 있는 언어의 단어를 가져오되, 약간의 변형을 가하는 것입니다. 그럼 어떤 변형을 가해야 좋을까요?
바로 규칙을 만드는 것입니다. 아니, 음소 배열 규칙을 피하기 위해서 다른 언어에서 단어를 가져오는 것 아니었나요? 왜 다시 규칙으로 돌아오는 거죠? 바로 이게 가장 편한 방법이기 때문이죠. 설명보다는 실전이 더 좋을 것 같으니 바로 시도해 봅시다.
로맨스 판타지를 위해 프랑스어, 게임 판타지를 위해 독일어를 각각 예시로 삼아봅시다. {아름답다}는 각 언어로 [bo], [ʃøːn]입니다. 하지만, 한국어의 입장에서 ‘있어 보이’고, 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각각 [보], [쇤]). 그러니 몇 가지 규칙을 추가하죠.
0. 한글로 표기하기 껄끄러운 소리(장단음 등)은 무시한다.
1. 한 음절짜리 단어는 무조건 종성이 있어야 한다.
↳ 없다면 종성 ㄹ[l]을 추가하라.
2. 이중모음이 있는 음절에는 종성이 없어야 한다.
↳ 종성이 있다면 모음 ㅓ[ə]를 추가해 다음 음절로 넘겨라.
그러면 각각 [bol], [ʃønə]가 되어 한글로 적었을 때 [볼], [쇠너]가 되어 훨씬 보기 좋아졌습니다. 나라의 이름이 {아름다운 땅}이라고 해봅시다. {땅}이 각각 [pɛ.ji], [lant]입니다. 한글로는 [페이], [란트]입니다. 둘을 합치면 [bolpei], [ʃønəlant]가 되어 [볼페이], [쇠널란트]가 됩니다.
더 매끄럽게 하기 위해 규칙을 좀 더 추가하죠.
3. 모음이 충돌하고, 뒷 모음이 ㅣ[i]라면, 뒷 모음을 탈락시키라.
4. *독일어에서 들여올 때만* [l]은 하나의 ㄹ로 표기하라.
이 규칙을 거치면 볼페, 쇠너란트가 되겠네요. 보페이나 쇤란트보다 훨씬 보기 좋지 않나요? 간단하기도 하고요! 마치 1막 7장의 ‘풍화’를 거친 듯한 느낌이 들지 않나요? 바로 그렇습니다. 애초에 단어를 들여올 때 풍화를 거치게 해 한국어 화자의 눈에 이쁘게 보이게 만든 것이죠.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그냥 다른 언어의 소리를 가져오는 것은, 조금은 도둑질하는 듯한 죄책감이 들기도 하니까요. 한 가지 좋은 방법은 뜻이 같은 단어가 아닌, 완전히 다른 단어를 가져오는 것입니다. 프랑스어에서 [sa.le]를 들여와 [살레페]라고 할 수도 있죠. [sa.le]가 {짜다}라는 뜻이라는 것은 신경 쓰지 않고요. 어차피 어감이 중요한 것이니까요!
마지막으로, 직접 단어를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번 장의 나머지 부분은 이 방법을 다루는 데 쓰려고 합니다.
계속해서 피해왔던 음소 배열 규칙을 다시 볼 때입니다. 아니, 아예 처음부터 언어를 만들어보죠. 간단한 걸로요.
모음: a e i o u
자음: m n k t p s w j l
음소 배열 규칙: CVS (C는 아무 자음, V는 아무 모음, S는 s, l)
그리고 무작위로 음절을 막 만들어 봅시다.
ma nil pos ki so te pu we ju kes mi lo lul sa nas
그리고, 이들을 몇 개 모아 단어를 만들어봅시다.
ma {땅}
malul {물}
kespute {나무}
kenilma {풀}
lul {별}
jusa {돌}
naslo {사람}
miwe {1인칭 대명사}
sote {2, 3인칭 대명사}
sate {계사(~이다)}
kiso {먹다}
manilte {잡다}
makes {주다}
poste {좋다}
wejute {나쁘다}
문법은 한국어의 “주어 – 목적어 – 서술어”, “수식어 – 피수식어” 순서를 쓰겠습니다. 그리고 일단은 단순하게 순서로만 문법적 요소를 나타내게 합시다.
miwe poste jusa sote makeste {나 좋다 돌 너/그 주다}
sote sate lul {너/그 별 이다}
naslo kespute manilte {사람 나무 잡다}
miwe wejute malul kiso {나 나쁘다 물 먹다}
ma kenilma poste {땅 풀 좋다}
그리고 하나 특이한 것을 추가해 봅시다. 바로 ‘강세’입니다. 한국어에서는 안 쓰이는 요소이고, 강세를 표기하는 문자도 거의 없지만, 강세는 음운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풍화에서 조커, 와일드 카드처럼 써먹을 수 있죠.
강세는 다음절 단어에서 두 번째 음절에 온다고 합시다(예: ma’keste, pos’te).
자, 이제 풍화를 거치게 할 차례입니다. 가장 먼저, 일관성입니다. 느끼셨는지 모르겠지만, 서술하는 단어들 중 여럿이 te를 마지막 음절로 가지고 있습니다. 이 규칙을 모든 서술하는 단어에 적용해봅시다.
(1. 모든 서술어는 te로 끝난다. → 아니라면, 추가한다.)
sa’te {계사(~이다)}
ki’sote {먹다}
ma’nilte {잡다}
ma’keste {주다}
pos’te {좋다}
we’jute {나쁘다}
그런데, 이런 문법적 요소에는 강세가 잘 오지 않습니다. 강세는 중요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그래서 이걸 적용해 봅시다.
(1―1. 서술어의 마지막 음절 te에는 강세가 올 수 없다. → 강세를 앞 음절로 옮긴다.)
‘sate {계사(~이다)}
‘poste {좋다}
덕분에 더이상 강세가 규칙적이지 않게 되었군요. 다음 변화는 강세가 모음을 바꾸는 풍화입니다. 강세 전에 오는 모음을 탈락시켜 보죠.
(2. 강세 전에 오는 모음 탈락.)
‘mlul {물}
ks’pute {나무}
‘knilma {풀}
‘jsa {돌}
‘nslo {사람}
‘mwe {1인칭 대명사}
‘ste {2, 3인칭 대명사}
‘ksote {먹다}
‘mnilte {잡다}
‘mkeste {주다}
‘wjute {나쁘다}
여기서 선택을 하나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이 언어는 자음군을 인정하지 않으니 1) 자음군이 만들어지는 경우 위 변화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예외를 넣는다. 2) 자음군이 만들어지면 자음 하나를 탈락시킨다. 3) 이 변화로 생긴 자음군을 받아들인다.
어떤 길을 가든 상관 없으나, 현실의 언어에서는 대개 1 > 2 > 3 순서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만 알아 두시기 바랍니다. 보통은 음소 배열 규칙이 꽤나 안 바뀌거든요. 하지만 여기서는 1번과 3번을 적절히 섞어봅시다. 이미 S에 해당하는 자음은 다른 자음과 충돌했었으니, S가 포함된 자음군만 남고, 나머지는 위 변화를 적용하지 말죠.
(2―1. 단, 이 결과로 생긴 자음군에 S가 없다면 이 변화가 일어날 수 없다.)
ke’nilma {풀}
mi’we {1인칭 대명사}
ma’nilte {잡다}
ma’keste {주다}
we’jute {나쁘다}
다만, 이럴 경우 새로 생긴 자음군들의 발음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ㅋㅅ푸테]나 [ㄴㅅ로]처럼요. 이런 자음군이 발음하기 어려운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자음군에 자음이 많이 들어있을수록 발음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언어에 자음군이 없거나, 있더라도 두 개의 자음 정도만 허용하는 정도이죠.
두 번째로, 공명도 위계를 따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공명도 위계는 얼마나 음절의 가운데에 있을 수 있는가에 대한 이론입니다. 대부분의 언어에서 공명도 위계에 따라 음절을 구성하죠. 공명도 위계에 따르면, 공명도 위계는 높은 공명도에서 낮은 공명도 순으로,
모음 > 접근음/탄음 > 비음 > 마찰음 > 파열음
의 순서를 가집니다. ‘jsa 같은 것이 발음하기 힘든 이유도 여기에 있죠. 공명도가 더 높은 접근음 j가 음절의 중심인 a에 더 가까이 있는 것이 발음하기 쉬우니까요.
물론, 언제나 공명도 위계에 따라 음절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중세 한국어(ᄲᅳᆯ > 뿔)와 영어(stay, [ㅅㅌ에이])가 있습니다. 특히 s가 주로 그렇습니다.
거기에,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자음군도 있죠. h 같은 것이 좋은 예시입니다. h가 들어간 자음군은 주로 축약이나 탈락을 통해서 h를 빼죠.
결과적으로, 새로 생긴 자음군들을 손 보기 위해 규칙을 하나 더 만듭시다.
(3. 자음군은 S를 포함하되, 자음이 둘만 있어야 한다. → 이를 넘으면, 음절에서 가장 먼 자음을 탈락시킨다.)
(3―1. 자음군의 순서가 공명도 위계에 맞아야 한다. → 아니라면, 맞게 순서를 바꾼다.)
‘psute {나무}
‘sja {돌}
‘slo {사람}
‘tse > ‘t͡se (조음위치가 같은 파열음+마찰음이니 파찰음으로 합쳐짐) {2, 3인칭 대명사}
계속해서 다음 변화입니다! 이번엔 자음의 변동을 봅시다. 강세가 위치한 자음의 경우, 강세 때문에 기식(숨소리)이 들어가 다음의 소리로 바뀝니다.
(4. 강세가 자리한 두음이
k > kʰ > x > h > ø + ◌ː,
t > tʰ > θ > s,
p > pʰ > f > ɸ > h > ø + ◌ː
로 바뀐다.)
너무 갑자기 확 바뀌었죠? 분량 상 단계 단계를 모두 보여드리기는 힘들 것 같아 피치 못하게 여러 변화를 한 번에 담게 되었습니다. 위의 변화는 역사적으로 kʰ tʰ pʰ가 흔히 겪는 변화의 과정입니다. 다만, 보통은 저 변화를 다 겪지도, 한 번에 겪지도 않죠. 지금은 이렇게 갑자기 바뀌어도 직접 언어를 만드실 때는 적절한 때 멈추거나, 중간에 다른 변화를 집어 넣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suːte {나무}
‘soːte {먹다}
ma’eːste {주다}
‘oːste {좋다}
흠, 위 과정에서 중간 상태를 봅시다.
‘fsute {나무}
‘xsote {먹다}
ma’xeste {주다}
‘foste {좋다}
마찰음이 연달아 오는 것이 어색하지 않으신가요? 조음 위치가 같은 자음끼리, 조음 방법이 같은 자음끼리 부딪힐 때 자음이 서로 소리가 멀어지기 위해 음운 변화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이화異化라고 합니다. 이화는 붙어있을 때만이 아니라 가운데 모음을 두고 떨어져 있을 때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이화가 일어날 경우 앞의 부분이 변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뒤에 뭐가 올지 알아서 그런 걸까요? 어찌되었든, 한 번 해봅시다.
(5. 동일한 조음 방법을 가진 자음이 연달아 올 수 없다. → 앞 자음의 조음 방법을 파열음으로 바꾼다.)
(5―1. 위 규칙은 자음 사이에 모음이 있어도 적용된다.)
(5―2. 단, 파열음은 연달아서 올 수 있다.)
‘mdul > ‘dul (허용되지 않는 자음군) {물}
‘dul {별}
ba’nilte {잡다}
be’jute {나쁘다}
4번 변화 덕분에 장음이 생겼으니, 장음을 갖고 놀아봅시다! 장음은 흔히 이중모음으로 바뀌는데요, 말이 나왔으니 이중모음에 대한 얘기를 조금 해봅시다. 이중모음은 같은 음절 안에 모음 두 개가 오는 것을 말합니다. 한국어를 보면, 접근음과 모음이 합쳐진 것을 이중모음이라고 분류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한국어의 “이중모음”은 진짜 이중모음이 아니죠. 접근음과 모음이 합쳐진 것뿐입니다. 한국어의 음절 구조를 (C)V(C)라고 이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C)(G)V(C), G는 접근음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은 어두 자음군이 아직 살아있는 것이죠.
진짜 이중모음은 영어의 <hi> [haɪ̯]처럼 생겼답니다. 어? 저 단어는 [하이] 아닌가요? 분명 두 음절 아닌가요? 아닙니다. 한 음절입니다. 헷갈리신다면 [haj]를 발음해 봅시다. 마지막 소리인 j는 접근음이죠. 자음 중에서는 가장 입을 벌린 소리입니다. 하지만 거기서 입을 더 벌릴 수 있죠. 그럼 고모음 i에 가까워져 [hai̯]가 되고, 거기서 입을 더 벌리면 근고모음 ɪ를 쓴 [haɪ̯]가 되는 것이죠. 마치 모음을 자음처럼 쓴다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라는 부호는 2막 8장에서도 등장했지만, 더 자세히 알아봅시다. ◌̯는 음절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보통은 각 모음이 하나의 음절이니, 그렇지 않고 마치 자음(두음이나 말음에 놓이는 역할)처럼 쓰일 때는 저 부호를 아래에 쓰는 것이죠.
장음이 생겼고, 이중모음도 언급했으니, 이제 장음을 이중모음으로 바꿀 일만 남았네요. 이 경우에는 다음의 규칙을 따른다고 합시다. 어떤 이중모음으로 바뀔지는 직접 선택하셔도 되지만, 발음하기 편한 쪽으로 바꾸시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라요!
(6. aː, eː와 uː는 ai̯, ei̯와 ui̯로, iː는 ie̯로, oː는 ou̯로 바뀐다.)
‘sui̯te {나무}
‘sou̯te {먹다}
ma’ei̯ste > ma’este (연속되는 모음이 너무 많아 줄임) {주다}
‘ou̯ste {좋다}
5번 변화로 인해 유성 파열음이 생겼으니, 몇 개 더 만들어 봅시다! 주변 환경에 따라 유성/무성은 쉽게 변하죠. 대개 sb처럼 무성 자음과 함께 자음군의 일부나, 다른 무성 자음과 붙어있게 된 경우에는 유성 자음이 무성 자음으로 변하고, 반대로 유성 자음과 함께 자음군의 일부거나, 앞 뒤로 모음이 있다면 무성 자음이 유성 자음으로 변하죠. 언제 어느 조건에서 뭐가 변할지는 역시 선택의 일부지만, 여기서는 일괄적으로 다음의 규칙을 적용해 봅시다.
(7. 모음과 모음 사이의, 또는 유성음과 모음 사이의 무성 자음은 유성 자음으로 변한다.)
‘sui̯de {나무}
‘sade {계사(~이다)}
‘sou̯de {먹다}
ba’nilde {잡다}
be’jude {나쁘다}
마지막으로 몇 가지 다듬는 작업만 해보죠. 먼저 du는 불안정하니, zu로 소리를 바꿉시다(‘dul > ‘zul).
그리고, 마지막 음절에 받침이 없고 무성 파열음으로 시작하면, 모음을 탈락시키고 파열음을 불파음으로 바꿉시다(ma’este > ma’est̚, ‘ou̯ste > ‘ou̯st̚).
그럼 결과물을 볼까요?
‘ma {땅}
‘zul {물}
‘sui̯de {나무}
ke’nilma {풀}
‘zul {별}
‘sja {돌}
‘slo {사람}
mi’we {1인칭 대명사}
‘t͡se {2, 3인칭 대명사}
‘sade {계사(~이다)}
‘sou̯de {먹다}
ba’nilde {잡다}
ma’est̚ {주다}
‘ou̯st̚ {좋다}
be’jude {나쁘다}
어떤가요? 한 번 원래 모습과 비교해 볼까요?
‘ma {땅}
ma’lul {물}
kes’pute {나무}
ke’nilma {풀}
‘lul {별}
ju’sa {돌}
nas’lo {사람}
mi’we {1인칭 대명사}
so’te {2, 3인칭 대명사}
sa’te {계사(~이다)}
ki’so {먹다}
ma’nilte {잡다}
ma’kes {주다}
pos’te {좋다}
we’jute {나쁘다}
원래 모습과 똑같이 생긴 것도, 완전히 달라진 것도 있죠. 하지만 처음 상태를 가지고 어느 정도 연관이 지어지는 것도 있지 않나요? 이번 장을 끝내기 전에 이 언어에 단어를 몇 개 추가해 봅시다!
단어를 추가할 때는 어느 시점에 들어갈지, 어떤 음소를 가지고 들어갈지 정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5번 변화 이후에 생긴 단어라면 유성 파열음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6~8번까지의 모든 변화를 다 겪어야 하죠.
예를 들어 {마시다}라는 단어가 ‘mlulksote(강세는 다른 단어에 맞춰 앞에 줬습니다)라는 형태로 2번 변화 이후에 추가되었다고 합시다(말 그대로 {물 먹다}입니다). 이후 이 단어가 똑같은 변화를 겪게 하면,
#3 ‘mlulksote > ‘mlulkote (l.ks는 서로 다른 음절에 속해 있으니 엄밀히 말하면 자음군이 아니지만, 이 단어에서는 앞 음절에 넣어 적용했습니다.)
#4 —- (해당 없음)
#5 ‘mlulkote > ‘dulkote > ‘dulkote
#6 —-
#7 ‘dulkote > ‘dulgode
#8 ‘dulgode > ‘zulgode
결과적으로 ‘mlul + ‘ksote로 만들어진 단어가 ‘zulgode가 되었네요!
이번엔 다른 단어 {넓다}인 [‘mamate]를 봅시다(말 그대로 {땅땅다}입니다). 이 단어가 4번 변화 이후에 만들어졌다고 해봅시다.
#5 ‘mamate > ‘bamate
#6 —-
#7 ‘bamate > ‘bamade
#8 —-
결과적으로 ‘bamade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돌아가시다}인 [‘sui̯tet͡sesou̯te]를 봅시다. 이 단어가 6번 변화 이후에 만들어졌다고 둡시다.
#7 ‘sui̯tet͡sesou̯te > ‘sui̯ded͡zezou̯de
#8 ‘sui̯ded͡zezou̯de > ‘sui̯d͡zezou̯de (원래 해당 없어야 하나, de와 d͡ze가 매우 비슷하니 하나로 합침)
이렇듯 이미 있는 단어를 합쳐 새 단어를 만들 수도 있고, 아래처럼 완전히 새로운 단어를 만들 수 있습니다.
8번까지 모든 변화가 일어난 다음, {멍청하다}는 뜻의 [gad͡zet̚]라는 단어가 처음에는 속어로 만들어졌다가, 점차 더 많은 사람이 써 결국 모두가 쓰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걸로 이번 장을 마치고, 다음 장부터 본격적인 문법 내용을 들어갈 예정입니다! 그러니 다음 장인 「언어와 통사」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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