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으로 감을 잡아보자

옛날 옛적, 머나먼 바다에 이런 대륙이 있었답니다.

파란색이 갑자어, 하얀색이 을축어, 노란색이 병인어, 붉은색이 정묘어를 쓰는 지역이랍니다. 지형을 그린 이유는 특별한 건 아니고 이해를 돕기 위해 그려봤습니다.
어쨌든, 중요한 건 각각의 특징이겠죠? 각 언어의 목표를 정리해 봅시다. 갑자어는 로판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무언가 프랑스어스러운 언어로, 여기서는 프랑스어 같이 라틴어에서 유래한 스페인어와 이탈리아어를 참고해 셋을 녹여낸 언어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을축어는 모험가가 나오는 판타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독일어스러운 언어로, 여기서는 독일어와 같은 뿌리를 가진 노르웨이어, 스웨덴어를 주로 참고해 바이킹스러운 언어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병인어는 사막 부족의 언어로, 목표는 아랍어와 페르시아어를 섞어낸 언어입니다.
정묘어는 동양 판타지에 나오는 언어가 목표지만, 중국어를 바탕으로 언어를 창작하기에는 곤란한 점이 많기 때문에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은 언어지만, 한자어가 하나도 없는 언어를 목표로 동양스러운 언어를 만들어보겠습니다.
소리 모으기
라틴어의 모음은 ㅏㅔㅣㅗㅜ 다섯 개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스페인어는 그 모음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고, 이탈리아어는 ㅐ와 ㅓ와 비슷한 모음을 추가해 일곱 개의 모음을 가지고 있답니다. 프랑스어는 모음이 아주 많죠. 그러니 여기서는 스페인어와 이탈리아어의 소리를 모아 서서히 프랑스어처럼 바꾸는 방식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페인어의 인명과 이탈리아어의 인명과 지명을 잘 봐보죠.
노르웨이어와 스웨덴어의 인물에 대한 정보는 한국어로 많지 않으니, 분류:둘러보기 틀/ 이름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지명의 경우는 한국어로 있으니 그걸 참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이 언어들은 독일어와 유사하니 독일어 인명과 지명도 조금씩 참고해 보죠.
아랍어의 모음은 ㅏㅣㅜ 세 개만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여기에 한글 표기를 위해 ㅡ만 더하면 네 개가 다네요! 그럼 아랍어의 모음 구조에 페르시아어의 자음을 더해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 보죠.
일본어의 모음은 라틴어처럼 ㅏㅣㅜㅔㅗ 다섯 개에, 대부분의 음절이 받침이 없답니다. 게다가 받침도 1. 뒤의 자음을 반복함 2. ㅇㄴㅁ 등 비음 이렇게 두 개가 다죠. 그러니 갑자어처럼 한국어를 일본어식으로 읽은 것과 일본어를 모아 한국어의 소리와 비슷하게 바꾸는 방법을 써보겠습니다. 한국어와 일본어 정보는 구하기도 쉽죠.
단어 만들기
단어를 만들 때에 완전히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것도 좋지만, 이미 기존에 있는 단어를 적절히 바꿔도 됩니다. 빠르게 언어를 만들 때는 이쪽이 더 유용하죠. 밀키트와 똑같답니다. 장을 보고 재료부터 다 준비해도 되지만, 이미 준비된 재료를 바탕으로 약간만 변형하는 거죠. 지금은 짧은 소극 안에서 빠르게 언어를 만들어야 하니 이 방법을 쓰겠습니다.
또 단어 만들기에는 두 종류의 방식이 있습니다. 스토리의 대강을 짜면서 그때그때 필요한 단어를 만드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미리 대강의 언어를 만들어 놓고 이후에 스토리를 짜면서 미리 만든 단어를 활용하는 방식이죠. 후자는 창언창안에서 주로 다루던 내용이니, 지금은 전자의 방법을 써보죠.
먼저 갑자어입니다. 이쪽의 스토리는 평범한 회빙환 로판입니다. 주인공의 이름은 갑자어로 {아름다운, 잘생긴}이란 뜻을 가진 [포ㄹ나사레]<포르나사레>라는 단어를 만들고 여기서 풍화를 넣어 [푀ㄹㄴ나소ㄹ]<푀른나소르>로 하죠. 순서는 1. ㅍ에 이끌려 모음 ㅗ를 ㅚ로 올림 2. 마지막 음절의 받침이 없다면 모음 탈락 3. 비음 반복 4. 자음 상관 없이 동일한 모음이 반복되면 두 번째 모음 ㅗ로 약화하는 거랍니다. 너무 기니 푀른이라는 애칭을 붙여보죠.
주인공은 한 귀족 가문 출신인데… 가문명은 주인공이 태어난 성에서 따왔는데, 성의 이름은 갑자어로 {새 흰 성}으로, 각 단어는 [노바], [알바], [케ㅅ티]로 하되 역시 풍화를 넣어 [노우], [아루], [세ㅅㅌ]가 되어(풍화의 순서는 1. ㅂ/ㅍ에 이끌려 ㅗ/ㅜ를 ㅚ/ㅟ로 교체 2. 마지막 음절의 받침이 없다면 모음 탈락 3. ㅣ/ㅔ 앞의 자음 구개음화 4. 브를 우(엄밀히는 반모음ㅗ/ㅜ)로 약화 5. 비음 반복 6. 자음 상관 없이 동일한 모음이 반복되면 두 번째 모음 ㅗ로 약화), [노와루세ㅅㅌ]<노와루세스트>가 되겠습니다. 가문명이 될 경우 명사는 복수 형태를 취하는데, 갑자어에서는 “마지막 자음을 탈락시키고 그 앞의 모음을 ㅏ로 바꾼다”는 규칙으로 복수 형태를 취하는 걸로 설정해서 가문명은 [노와루세사]가 되겠습니다.
노와루세사의 영지는 상업의 중심지입니다. 상업의 중심지이기 위해서는 강이 하나 지나가고, 배가 많이 지나가야겠죠. 영지의 뜻은 {넓은 나루}고, 각각 [암피아]와 [나리움]이고, 풍화돼서(1. ㅂ/ㅍ에 이끌려 ㅗ/ㅜ를 ㅚ/ㅟ로 교체 2. 마지막 음절의 받침이 없다면 모음 탈락 3. ㅣ/ㅔ 앞의 자음 구개음화 4. ㅣ뒤에 바로 모음이 오면 반모음ㅣ로 바꿈 5. 브를 우(엄밀히는 반모음ㅗ/ㅜ)로 약화 6. ㅡ 뒤 비음 반복 7. 자음 상관 없이 동일한 모음이 반복되면 두 번째 모음 ㅗ로 약화 8. 자음과 반모음ㅣ가 부딪히면 반모음ㅣ 탈락) [암퓌] [나룸]이 되어 합쳐지면 [암퓌노룸]이 된답니다(풍화는 단어 경계를 넘는다고 설정하죠).
이 소설의 첫 사건은 푀른이 암퓌나룸의 중심가… {심장 길}이라는 뜻의 [코르] [비아], [코르뷔] 거리에 가서 시작됩니다. 앞으로 닥칠 일을 대비하기 위해 푀른은 암퓌나룸에 가서, 정보상부터 찾아다니는데, 정보상은 한국어로 {주황 물고기}라는 이름이고… 갑자어로 적음 [오란제] [피ㅅ]<피스>, [오란ㅈ 퓌ㅅ]<오란즈 퓌스>가 되겠네요.
이렇게 그때그때 필요한 단어를 만드는 거랍니다! 그럼 다른 언어로도 해볼까요?
을축어는 평범한 RPG소설입니다. 주인공의 이름은… {잿빛 늑대}라는 뜻을 가졌는데, 각각 [아ㅅㅋ]<아스크> [휘] [울ㅂ]<울브>입니다. 을축어의 풍화는… 1. ㅎ과 자음이 충돌하면 ㅎ 탈락 2. 모음 충돌이 일어나면 앞 모음 탈락 정도로 하죠. 그렇다면 [아스쿨브]가 되겠네요. 애칭은 아스라고 해볼까요?
주인공의 동료가 있어야겠죠? 동료는 {날카로운 도끼}, [ㅅ카ㅍ]<스카프> [악ㅅ]<악스>라서 [ㅅ카팍ㅅ]<스카팍스>랍니다. 따로 풍화는 추가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그리고 이들이 사는 곳도 있어야겠죠! 미궁도시라는 별칭을 가진… {던전 성} [툰ㅋ]<툰크> [가ㄹㄷㄹ]<가르드르>, [툰카ㄹ다]<툰카르다>라고 하죠. 풍화는 1. ㅎ과 자음이 충돌하면 ㅎ 탈락 2. 단어가 합쳐지며 자음 충돌이 일어나면 ㅋ ㅌ ㅍ가 이기거나, 비음이 있으면 비음이 이긴다 3. 모음 충돌이 일어나면 앞 모음 탈락 4. 단어가 르로 끝나면 르를 탈락시키고 그 앞의 모음을ㅏ로 교체한다가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미궁도시 던전의 주인의 이름까지 정해보죠. {검은 재앙} [ㅅ바ㄹㅌㄹ]<스바르트르> [콸ㄹㅁ]<콸름> [ㅅ바ㄹ타콸ㄹㅁ]<스바르타콸름>이 되겠지만, {검은}이라는 단어는 자신만의 풍화를 거칠 정도로 많이 쓰이는 단어일 테니 [ㅅ바ㄹ타]<스바르타>에서 [ㅅ타바ㄹ]<스타바르>로 소리를 바꾸겠습니다. 이렇게 같은 단어 안에서 소리의 순서가 바뀌는 현상은 드물긴 하지만 종종 일어나는 현상이랍니다. [ㅅ타바ㄹ]<스타바르>와 [콸ㄹㅁ]<콸름>이 합쳐지면 [ㅅ타바콸ㄹㅁ]<스타바콸름>이 되겠네요.
다음은 병인어입니다! 아랍권~이슬람권 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장르는 아직 유명하진 않으니 지금은 위 두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만들어보기만 할까요? 코르뷔 거리의 거상, {빠른 발}이라는 뜻의 [사리] [리즐]의 [사리즐]입니다. 기본적인 풍화인 1. 동일한 음절이 반복되면 하나는 탈락 정도로 시작하죠. 아스쿨브의 동료, {반짝이는 칼}이라는 뜻의 [다라ㅎ시]<다라흐시> [샤미], [다라ㅎ샤미]<다라흐샤미>도 있답니다. 1. 동일한 음절이 반복되면 하나는 탈락 2. 동일한 자음으로 시작하는 자음으로 안 끝나는 음절은 뒤 음절로 합쳐진다로 풍화를 변경하죠. 그리고 병인어를 쓰는 지역의 중심지도 추가할까요? {도시}라는 뜻의 [샤히나ㄹ]<샤히나르>라고 하죠.
마지막으로 정묘어입니다. 보통 동양 판타지면 무협물이지만, 한자가 다 빠져버렸으니 무협물은 안되겠군요. 그럼 로맨스로 해볼까요? 주인공은 {밝은 머리}, 각각 [바라] [토모]고 풍화는 1. 같은 모음이 반복되면 뒷 모음을 ㅡ로 약화 2. ㅡ에서 구개음화가 일어나며 3. 마지막 음절이 ㅡ로 끝나면 ㅡ탈락으로 하고, 문법적으로 수식을 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모음을 [안]으로 바꿔야 한다는 문법까지 추가해봅시다. 그러면 [바란톰]이 되겠죠? 주인공이 사는 지역도 만들죠. 붐비는 바닷가의 도시인 {넓은 나루}인 [히로] [츠루], [하란츠루]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인공의 연인까지 해보죠. 연인의 이름은… {맑은 마음}으로, [마고] [가마], [마간금]이 되겠네요.
이렇게 당장 당장 생각해내는 것은 앉은 자리에서 곧바로 창의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설정을 미리 여유를 두고 짜시는 분들께서는 미리미리 단어장과 문법, 풍화를 준비해 두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이 방법은 여기서 다루기에는 너무 길기도 하고, 창언창안에서 충분히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 소극에서는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어떠신가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나요? 혹시 갑자어, 을축어, 병인어, 정묘어의 예시를 더 보고 싶으시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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